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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나라 직거래하다 경찰 불러본 적 있어요

    슈투의 별빛

    2024-07-26 18:33 • 조회 538회 • 추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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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프티스타 등 기프티콘 진상글 보다보니, 제가 예전에 만났던 직거래 정병 생각나네요.


전 몇 년 전 중고나라로 직거래, 호텔숙박권 지하철서 판매하는데 경찰 부른 적 있어요. 제 집근처가 아닌 저녁 약속 후 귀가 중 중간 환승역사 안에서 퇴근길 시간 맞춰 보기로 1차 배려를 했죠. 그 사람 기다리고 있는데 도착 10분 전, 갑자기 시간을 1시간 더 늦출 수 있냐는 거에요. 그때 멈췄어야 했는데, 그럼 제 집 쪽으로 1시간 반 뒤에 올 생각 아니면 거래 안하겠다 했더니 오겠다더군요. 지하철 출구에서 보기로 한 거 그 사람 생각해서, 개찰구 쪽으로 내려가겠다고 2차 배려를 했어요. 


보통 지하철서 직거래하면 개찰구 안/밖 떨어져 있어도 걍 바로 입금하고 건네받고 빠빠이하면 땡이라 완전 심플한데. 저보고 우선 숙박권부터 보여달라는 거에요. 투명비닐백에 넣은 숙박권, 유효기간 등등 다 확인시켜주곤 다시 제 패딩 안에 넣었죠. 계좌번호 묻고 송금하면 끝일텐데, 갑자기 숙박권을 다시 패딩 겉주머니에 넣고 그런 행동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들더군요. 개찰구 안에서 절 가스라이팅하면서 CCTV 다 보이는데 제가 도망갈 거 같다는 의심이 든다고 하며 숙박권을 자기도 손에 잡은 채로 입금을 하겠다네요. 뭔가 쎄해서 그냥 거래 안하겠다 했더니, 갑자기 나와선 사람도 없는 역 안에서 계속 절 빠르게 따라오면서 '어딜 사람을 오라가라' '너 몇살이야?' 식으로 반말 찍찍해대더군요 (키는 컸지만 제 또래 혹은 저보다 어려보였어요). 하도 따라와서, 마주보고 노려보듯 말하길래 걍 차분한 어조로 이러지 마시라고, 어깨에 살짝 손을 올렸더니 그것 또한 확 밀치더군요. 
그래서 역무실로 들어와 112 신고를 했더니, 역무원에게 제가 어깨에 손 얹은 걸 제가 저보다도 키큰 그 사람을 폭행했다는 식으로 하는 거에요. 경찰 조사 받으면 하루종일 조서 쓰고 그래야 된다는 둥, 나랑 끝까지 가보자는 둥 그런 소리를 계속 하길래, 혹시 몰라 패딩 안에서 그쪽 행동 소형 녹음기에 실시간 녹음되고 있다고 말했어요. (중고나라 정병들 많다고 하고, 고액권이라 혹시나 해서 켜놓았네요) 

10분 내로 경찰관이 왔죠. 전 너무나 상황이 억울했고, 어차피 증거는 제 녹음기에 그대로 그 사람이 한 모든 말들이 다 녹음되고 있어서 상관은 없었지만 그냥 이런 상황 자체가 싫었죠. 그리고 경찰관 오자마자 본인도 휴대폰 녹음기 키고 녹음하고 있더군요. 남녀 경찰관분께서 각 보더니 이게 막 크게 갈 상황은 아닌 거 같아 적절히 중재하려 하고, 그 사람한테 말하더군요. 거래하실 거냐고. 처음에 각자 입장에서 상황진술할 때 경찰관에게 제가 자길 폭행했다고 계속 그래서 진짜 어이가 없었는데 (CCTV가 버젓이 있는데), 결국 구매하겠다 하더군요.

전 사실 1+1 숙박권이라 이미 전 다녀온 거고, 남은 거 팔아도 그만, 제가 써도 그만이었지만, 이 사람이 내 이름과 전번, 네이버 아이디까지 아는 이상 (전 이 사람의 폰번호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니), 굳이 불미스런 마무리를 하고 싶진 않더군요. 제가 사실 그 사람 먹으라고 두유랑 젤리도 챙겨왔는데, 그거 주면서 '세상에 나쁜 사람들만 있는 거 아니라고' 말했더니, 저보고 당신이 그런 말할 자격 없다고 하더군요. 암튼 되게 씁쓸한 하루였는데, 더욱 더 반전인 건, 보름 뒤 그 호텔 번호로 문자가 오더군요. 사용기한이 만료되어 본 숙박권으로 숙박하실 수 없습니다 라구요. 그렇게 제게 쌩난리를 치고도 결국 사용을 안한 것도 정말 이해가 안가고, 그때 그렇게 의심 가스라이팅으로 숙박권을 잡고 거래하자고 했던 게, 결국 그거 갖고 튀려고 했던 거였는지, 암튼 살면서 상당히 만나기 쉽지 않은 인생경험을 해서 그 이후로 왠만해선 구매는 해도 판매는 안합니다.

댓글목록

기쁨두배님의 댓글

기쁨두배 작성일

ㅎㄷㄷㄷ 너무 무섭네요.
전 그래서 직거래 안 해요. 사람들은 이게 안전하다고 하는데 구매자한테 고가 물품의 경우 그럴 수도 있지만...
안 보고 못 믿는 거나 봐야만 믿는 거나 ㅠㅠ
암튼 고가 제품 거래시엔 그냥 혼자 나가거나 아무 생각 없이 나가면 안 되네요. 아주 작정하고 (사기 치려고) 노리는 사람 분명히 있으니까요.

제임스8님의 댓글

제임스8 댓글의 댓글 작성일

지금은 그 호텔 많이 올라서 30만원대이지만, 그 당시만 해도 10만원대 숙박권이라 정말 대단한 고액도 아니었어요. 1번 님 말씀대로 혼자 나가면 스벅 같은 사람 많은 커피숍 같은데서 하는 게 좋다고 어디서 읽은 듯 해요.

mydaily님의 댓글

mydaily 작성일


뭣모르던 시절
다행이 가는길에 친구를 우연히 만나
친구가 같이 가줬는데
파출소 정문앞에서 거래했어요 ㅋㅋㅋㅋㅋ
완전 안전했죠
그래도 그때 직거래는 하는게 아니란걸 깨닳고
그 뒤로 직거래는 절대 안하고 있어요

제임스8님의 댓글

제임스8 댓글의 댓글 작성일

오.. 다행이네요.
좋은 분들도 많겠지만 워낙 세상이 흉흉하다보니 다양한 빌런들을 피하는 게 순서인 듯 싶어요.

알리미님의 댓글

알리미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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